임진왜란 당시 웅치전투가 벌어진 위치도. 전북도 제공
전북도는 임진왜란 첫 육상 승전지인 전북 웅치전적지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된다고 13일 밝혔다.
문화재청 사적분과 문화재위원회가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심의를 거쳐 전라북도 기념물 제25호인 웅치전적지의 사적 지정을 가결했다는 것이다. 웅치전적지는 30일간의 지정 예고를 거쳐 사적으로 지정된다.
웅치전적지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7월8일 전북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의 경계에서 벌어진 조선 관군과 왜군의 전투 장소다. 관군은 의병과 함께 결사 항전 끝에 왜군을 물리쳐 곡창인 호남평야를 지켜냈다. 육상의 ‘한산대첩’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선의 임란 극복에 중추적 역할을 한 전투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한산-용의 출현>에서도 등장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전북 진안군 창렬사의 웅치전투 기념비. 진안군 제공
전북도는 웅치전적지 정밀 지표와 발굴 조사(2017~2019년), 웅치전투 관련 문헌과 구전 조사(2018~2020년), 연구용역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제1차 사적지정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7월 “역사적 가치는 인정되나, 문화재 지정구역에 대한 명확한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를 보류했다. 도는 자료를 재검토해 웅치전투가 실제 일어났다는 ‘건지봉’ 등의 사료를 새로 확인하고, 구전자료를 도식화하는 노력 끝에 사적 지정을 달성했다.
하태규 전북대 사학과 교수는 “전주부성을 점령하려는 왜군의 야욕을 분쇄시켜 호남을 방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웅치전투는 국가 사적 의미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천선미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웅치전투가 사적으로 지적된 것은 진안과 완주 군민의 통 큰 화합에 대한 보답이다. 앞으로 국가지정 문화재에 어울리는 정비계획을 수립해 체계적 선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 임진왜란 웅치전 순국선열 추모제가 치러졌다. 진안군 제공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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