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힌 40대가 자신의 범행을 일부 인정했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4일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체포 된 ㄱ(40)씨가 ‘(부모님이) 병원에 보내려고 해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정신병력이 있는 ㄱ씨는 과거 3차례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그렇다고 왜 살해까지 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발로 차고 몇 대 때리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죽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투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범행 경위에 대해, 욕설하거나 횡설수설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ㄱ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한 주택에서 아버지(76)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이후 트럭을 타고 도주했으나 경찰의 추적 끝에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전남 영광군 도로공사 현장 근처의 한 갈대밭에서 붙잡혔다. ㄱ씨는 우거진 갈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버지 안면부에 깊은 상처가 집중된 점으로 미뤄 폭행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머그잔 등 식기류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 진술내용을 밝히기가 어렵다. 범행 경위와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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