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폭력조직 집단 검거 이례적 브리핑에 뒷말 무성

14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5층 소회의실에서 이영남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폭력조직 집단 난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e-mail]

광주지검이 14일 집단 난투극을 벌인 폭력조직원을 무더기로 기소한 사실을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했다. 광주지검이 광주 지역에서 6명의 희생자를 낳은 사건 수사에 대한 브리핑은 거부했던 터라, 이날 회견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11시 청사 5층 소회의실에서 이영남 차장검사 주재로 브리핑을 열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폭력조직 국제피제이(PJ)파 조직원 38명 중 ㄱ(23)씨 등 18명을 구속기소하고 ㄴ(27)씨 등 1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성년자인 6명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하고 달아난 1명은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다른 폭력조직인 충장오비(OB)파와 시비가 붙어 집단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광주 광산구의 한 유원지에 집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올해 1월27일 새벽 0시10분께 광주 서구의 한 술집에서 국제피제이파 조직원 일부가 충장오비파 조직원들과 시비가 붙어 집단 폭행을 당했다. ㄱ씨 등은 같은 날 새벽 1시15분께 보복을 목적으로 광주 광산구의 한 유원지에 모여 충장오비파 조직원들을 불렀으나 사전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출동하며 해산했다. 충장오비파 조직원 5명은 앞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을 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30명(구속 6명)을 송치하자 직접 수사를 벌여 8명을 추가 입건하고 12명을 직접 구속했다고 밝혔다.

광주지검의 이번 브리핑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광주지검의 수사결과 브리핑은 2020년 1월8일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사건 수사결과 발표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6월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4구역 붕괴사고와 올해 1월 6명이 숨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수사결과 발표 때 브리핑을 해달라는 언론사 요청은 외면한 채 보도자료만 배포했었다.

이 차장검사는 “광주·전남지역 20여개의 폭력조직원들이 검찰 수사 제한 등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 최근 공개된 장소에서 세를 과시하는 등 사회불안을 가중하고 있어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하기 위해 브리핑을 마련했다”면서도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찰이 송치하거나 경제범죄에 관련한 사건만 다룰 수 있다”고 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범죄 수사결과 발표 자체는 문제없지만 사건을 가려서 브리핑한다는 점은 검찰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맥락으로 해석된다”며 “현 정권과 검찰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