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글이 게시돼 경찰이 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혐의로 붙잡힌 20대가 범행을 일부 인정했다.
17일 전북경찰청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20대 대학생 ㄱ씨가 “해당 학교 학생과 갈등이 있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갈등 경위 등 구체적 상황을 묻는 경찰 추궁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날 군경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은 학교와 다른 대학교에 다니는 ㄱ씨는 폭발물 제조와는 무관한 학과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ㄱ씨 신원과 관련해 자세한 언급을 삼가면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홀로 폭발물을 만들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또는 유튜브에 폭발물 제조법이 공개된 사례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다.
ㄱ씨는 전날 오후 2시17분께 한 전북지역 한 대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 “2시30분께 타이머를 세팅해뒀다”며 폭발물 설치를 암시하는 글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폭발물이) 터졌다. 사람이 죽었다” 등의 글을 2∼3건 더 게시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군 폭발물처리반 등은 재학생과 교직원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키고 3시간 넘게 대학교 건물 내부를 수색했으나 별다른 위험 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게시글의 작성자 아이피(IP)를 추적한 경찰은 전날인 16일 오후 8시50분께 전주시 완산구의 한 거리에서 ㄱ씨를 붙잡았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가 실제 누군가를 해칠 의도를 갖고 협박 글을 올렸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