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둘러싸인 김병종미술관에 어린이들이 단체 관람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남원시 제공
“미술관에 오길 잘 한 것 같아요.” “대나무의 강한 바람과 생명의 힘을 느낍니다.”
지난 12~13일 주말을 맞아 전북 남원시 김병종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방명록에 남긴 반응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9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일정으로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 ‘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가 열리고 있다. 남원 출신 김 화백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펼쳐온 작품 세계를 모두 4부로 나눠 200여점을 선보인다. ‘생명’을 주제로 한 1부 마지막 주말이었다.
지난달 김병종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이 남긴 방명록. 미술관 제공
남원시가 운영하는 공립미술관인 이곳은 2018년 3월 춘향테마파크 안에 개관했다. 서울대 명예교수 등으로 있는 이 지역 출신 김병종(69) 화백이 자신의 작품 291점과 책·도록 3천권 등을 기증하면서 문을 열었다. 시민들이 문화예술 향유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작가들의 전시공간 마련을 목표로 설립했다.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전원형 미술관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치유를 돕는 복합문화시설이기도 하다. 개관 당시보다 약 2천권의 미술·문학·인문학 도서가 추가 비치된 북카페도 있다.
관람객수는 2018년 2만9334명, 2019년 5만6351명, 2020년 4만2501명, 2021년 8만837명, 올해(11월13일 기준) 7만2976명이다. 남원시 주민등록상 인구(10월 말) 7만8165명에 육박한다.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주변이 활기를 띤다. 수년 전에는 군데군데 빈 상가가 보였으나 카페 등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을 보고 찾는 젊은이들이 많다. 한국관광공사가 격년으로 선정하는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지난해 뽑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김병종미술관 관련 사진. 미술관 제공
유치석 미술관장은 “김병종 화백의 작품수가 많고 주제가 다양해 4부로 나눠 특별전을 열고 있다. 개관 이후 추가로 기증한 작품 150점을 합해 모두 441점 중에서 주제에 맞게 200여점을 골랐다. 1년에 4번 전시회를 여는 데 작품이 좋아서 한 번 방문한 분들이 또다시 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미술관에 들어오려면 관광단지를 통해서 오게 돼 주변 카페 상권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남원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요천의 북쪽은 광한루원이 있어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방문하는 경향이 있고, 하천의 남쪽 관광단지 안의 미술관은 전주·광주·대구 등의 젊은 층이 찾아온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의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람료는 없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