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에서 광주역으로 향하는 광주선 철도 주변 모습.광주선푸른길더하기시민회의 제공
광주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 10명 중 4명은 이사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광주선푸른길더하기시민회의’가 2일 발표한 ‘광주선 철도변 거주 주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철도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도심 단절과 불편한 보행, 소음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10월31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광주선(광주역~광주송정역) 철도변 거주 시민 453명(광산구 84%, 북구 12%, 기타 4%)을 대상으로 주거 만족도, 광주선에 대한 인식, 광주역 활용 방안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했다.
주거환경 만족도는 응답자 51%가 약간 불만족하거나 매우 불만족하다고 답했다. 이유는 공원과 녹지공간 불만족(54%), 병원·공공기관 등의 생활 필수 인프라 시설 불만족 43%, 재난·화재·방범 등의 생활 안전 불만족 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1%는 철로 없는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답했고, 59%는 재개발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선 철로에 대한 인식은 응답자 56%가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다. 단절로 인한 이동과 보행의 불편함이 가장 높았고 기차 운행에 따른 소음과 진동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도 있었다. 또 방음벽으로 인한 경관, 쓰레기 투기, 환경오염, 우범지대 등이 불편사항으로 꼽혔다.
응답자 62%는 광주선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20%는 운행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철도를 폐지할 경우 활용 방안은 녹지공간 조성(44.6%), 노면 전차(트램) 운영(11.2%), 문화공간(10.9%) 등을 제안했다.
광주선푸른길더하기시민회의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6일 광주시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 시민토론회를 열어 광주선 활용 방안과 피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시민단체와 철도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광주역·철길 푸른길 조성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려 광주역과 광주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사업 추진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