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창동 유적에 문을 연 마한유적체험관 내부 모습.광주시 제공
광주 도시문명을 뿌리로 알려진 신창동 유적(국가사적 375호, 26만㎡)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체험관이 들어섰다. 광주광역시는 “신창동 유적 발굴 30주년을 맞아 마한유적체험관을 조성,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마한유적체험관은 문화재청과 광주시가 국·시비 120여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259㎡, 지상 1층 2개동 규모로 조성했다. 첫 발굴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과 가상현실 통해 발굴 조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상설체험실 등으로 구성됐다.
광주 서쪽 외곽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영산강변에 자리한 신창동 유적은 기원전 1세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한의 농경 유적지다. 1963년 서울대 발굴조사단이 옹관묘 53개를 발굴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되지 않다가 1992년 광주∼장성간 국도 1호선 확장 공사가 추진되자 국립광주박물관이 공사를 중지시키면서 본격적인 발굴에 나섰다. 당시 국립광주박물관은 대규모 유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일본에서 3년간 유물 발굴기술을 배워 발굴을 진행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2015년까지 14차 발굴을 진행했으며 추가 발굴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토기, 석기 등 유물과 함께 불에 탄 쌀, 볍씨, 살구씨, 수레 등이 나와 고대 광주의 조직적인 농경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 베틀, 비단, 삼베 등도 출토되며 고대 복식문화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고대 농경유적부터 초기 철기시대 유물이 한꺼번에 나오는 것을 봤을 때 신창동 유적을 중심으로 도시문명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희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발굴 자체가 유적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신창동 유적은 후손들에게 남겨줘야 할 자산이기 때문에 학습이나 추가 연구 필요성에 따라 조금씩 발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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