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불로동에 있는 옛 적십자병원 본관 모습.광주시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를 위해 헌혈 행렬이 이어졌던 옛 광주 적십자병원 건물(5·18 사적 제11호)을 오월 방문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5·18기념재단은 14일 광주 동구 5·18기록관에서 광주전남연구원에 의뢰한 ‘오월길 활성화 연구용역’ 보고회를 열어 ‘옛 광주적십자병원 공간 구성과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5·18기념재단은 건물을 소유한 광주시가 건물 활용 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5월단체의 의견을 제안하기 위해 이번 연구용역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용역을 담당한 문창현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광주 곳곳에 있는 오월길 방문객과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기본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8월 광주시의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반영해 전체 4개 동 중 기아보호소(노숙인 임시 쉼터), 영안실, 별관은 철거하고 본관(4층)은 유지해 활용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본관 1층은 전시공간·상징물·여행자 안내센터·도서관, 2층은 다목적 회의실·청년 창작공간·체험공간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3층은 헌혈보존실은 원형 복원하고 나머지 병실은 개조해 최대 62명을 수용할 수 있는 16개 방으로 구성된 게스트 하우스로 탈바꿈시키자고 말했다. 4층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해 야외극장, 중고품 나눔장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방안도 내놨다.
한편 1965년 문을 연 옛 광주 적십자병원은 1996년 4월 서남학원재단이 인수해 서남대병원으로 바꿔 운영했지만 경영 악화로 2014년 폐쇄됐다. 이후 빈 건물로 방치되다가 서남학원재단이 경영 부실 등으로 2018년 교육부로부터 법인 해산, 폐교 명령을 받아 자산 청산 절차를 밟으며 공개 매각할 예정이었다. 5·18단체는 민간업체가 인수할 경우 공동주택 건설 등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2020년 광주시는 병원 건물과 주변 터를 매입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