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백련초등학교 학생들이 달걀을 수거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적은 돈이지만 제가 직접 키운 닭으로 낸 수익금을 어려운 사람을 돕도록 기부해 뿌듯합니다.”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있는 백련초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최근 부안 근농인재육성재단에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했다. 학생들이 키운 닭의 달걀 판매액과 바자 활동 수익을 더한 48만6천원이다.
이 학교의 달걀 판매를 통한 나눔 실천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현금 13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하서면사무소에 기탁했다. 이 학교는 하서면 3개교 통합이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없어지게 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학생 수는 유치원생 5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다.
이들은 2021년부터 STEAM(창의적 과학기술 인재육성 교육) 활성화 사업 및 지구 살리기 실천의 하나로 닭을 기르고 있다. 닭장 또한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설계·제작했고, 원예식물 등 다양한 생태체험공간을 조성해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매일 생산되는 유정란은 학생들 간식으로도 제공되지만, 외부 손님들이 견학을 오거나 교내 바자 때 판매해 수익금을 얻고 있다. 가격은 30개가 들어있는 한판에 1만원. 아이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6학년 이장미양은 “내 손으로 직접 닭을 돌보고, 또 달걀로 돈도 벌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 닭똥 냄새가 얼마나 구수하게 느껴지 모른다”고 활짝 웃었다.
교사 고동호씨는 “올해도 기부활동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 적은 액수지만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 생명존중과 나눔 교육을 실천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