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항 관할권 누가 갖나…군산·김제 팽팽한 갈등

전북도는 지난 12일 군산시의회에서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등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시의회가 반발해 행사가 중단됐다. 군산시의회 제공

새만금과 주변 3개 시·군이 기능적으로 협력하는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의 논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새만금방조제 관할권에 이어, 새만금신항과 새만금 동서도로의 관할권을 둘러싸고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이 특별지자체 구상단계부터 갈등을 빚는 것이다.

전북도는 새만금 개발의 빠른 추진과 협력을 위해 새만금특별지자체 추진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법 2조는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 이외에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따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치를 위해서는 해당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해당 의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벌였다. 지난해 12월26일 김제시의회, 지난 10일 부안군의회에서 설명회를 진행했고, 지난 12일에는 군산시의회에서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군산시의회의 반발로 무산됐다. 3개 시·군 중에서 군산과 김제 쪽이 서로 맞서는 형국이다.

지방자치법이 정하고 있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절차.

김제시의회는 자신들의 관할인 새만금방조제(2호) 바깥 쪽에 있는 새만금신항만(개발 중)과 새만금 동서도로(2020년 개통)에 대해 관할권을 먼저 김제시로 인정하고 논의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2호 방조제 관할권이 대법원에서 2년 전 김제시로 결정된 만큼, 방조제 외측의 신항만도 김제시로 귀속해야 한다는 논리다.

군산시의회도 관할을 정한 뒤 논의하자는 견해다. 신항만 지역을 그동안 군산시가 관리했고, 위치도 군산시 소속의 비안도와 무녀도(2호 방조제 외측 위치) 사이에 있어 관할권이 군산이라는 논리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17일 본회의에서 현재 개발 중인 ‘새만금신항’의 명칭을 ‘군산새만금신항’으로 부르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군산시의회는 “새만금방조제 관할권이 부안군(1호), 김제시(2호), 군산시(3·4호)로 분산 결정됐으나, 김제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만금신항에 대한 관할권마저 주장하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새만금의 약도. 보라색 새만금방조제(2호) 바깥으로 신항만이 개발중이다. 전북도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전북도 관계자는 “관할권은 행정안전부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도 차원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각 의회에서 반대하면 특별지자체를 위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새만금신항과 동서도로에 대한 관할권 조정은 오는 2월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논의된다. 2021년 1월 대법원은 군산시장이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방조제 1호는 부안군, 2호는 김제시, 3·4호는 군산시가 관할권을 갖도록 판결했다. 그해 3월 군산시는 매립지 등의 관할을 행안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한 지방자치법의 위헌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