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4월1일∼10월31일)를 준비하고 있는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 전경.
10년 만에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4월 다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습지 외에도 동천과 저류지 등 도심에 행사장소를 추가해 더욱 풍성하게 치러진다. 박람회 준비를 위해 국가정원과 습지는 3월31일까지 문을 닫는다. 순천시는 “지난 박람회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박람회는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린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유료, 동천, 오천그린광장 등은 무료 관람이다.
도심 중앙에 자리한 저류지(25만㎡)에는 사계절 잔디를 심어 ‘오천그린광장’을 조성한다. 남문을 통해 박람회장에 들어가는 주요 동선인 저류지 인근 강변로 아스팔트 도로는 흙을 덮어 잔디를 심은 ‘그린아일랜드’(1.03㎞)로 바뀐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차량보다는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동천에는 ‘정원드림호’ 5대(12인승 4대, 20인승 1대)를 띄워 방문객을 실어나른다. 편도 2.5㎞의 동천 뱃길을 따라 순천역 인근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국가정원 호수정원까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천은 다양한 꽃을 심는 등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해 정비하고 휴게공간인 동천테라스도 조성한다.
올해 열리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이는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조감도.
국가정원은 10년 동안 채워지기만 했던 나무와 구조물을 걷어내고 여백의 미를 살린다. 잔디광장을 확장해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2㏊ 규모 키즈가든과 노을을 감상하는 노을정원,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할 수 있는 개울길정원을 꾸민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식물원과 시크릿가든도 선보인다. 시크릿가든(2100㎡)은 태양광 채광기술을 활용한 지하정원, 에너지 정원, 빙하정원, 햇빛정원, 식물극장으로 구성된다. 식물원(4762㎡)은 순천의 삼산이수(해룡산, 봉화산, 인제산, 동천, 이사천)를 표현하며 원시정원, 열대과수원,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출입구 턱이 없애 휠체어 장애인과 유모차를 끄는 부모도 접근이 쉽다. 반려견 동반 관람객을 위해 반려견 놀이터도 운영한다.
가든스테이는 정원과 문화, 음식이 한데 어우러진 숙박 프로그램이다. 요리 전문가가 제공하는 만찬과 함께 음악 공연(가든클래식), 영화 감상(가든 시네마) 등을 즐길 수 있다.
박람회장 전체에는 맨발로 흙을 느끼는 어싱(earthing)길이 깔린다. 순천만습지, 오천그린광장, 국가정원에 8개 코스 12㎞가 조성된다. 어싱은 신체 면역력 향상, 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운동법이다. 이 중 4.5㎞의 순천만습지 어싱길은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 습지를 맨발로 걸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전남 순천시 동천 인근 도로를 잔디로 덮어 조성 중인 ‘그린아일랜드’.
박람회장 주변 373㏊의 농경지는 논아트, 경관농업, 화초류 식재 등 구역별 테마가 있는 경관정원으로 거듭난다. 박람회장 주변 풍덕지구(26㏊), 여수·광양 진입 관문 연향·해룡뜰(56ha), 순천만~박람회장인 홍내·학동·대대뜰(270ha), 도심 안 공휴지(3ha)에 4∼10월 유채꽃 등을 심어 방문객을 반긴다. 경관정원은 박람회가 끝난 뒤 유채유, 향 산업 등 후속 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동천에는 ‘물 위의 정원’을 조성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이곳은 3월31일 개막식 주무대가 펼쳐진다. 개막식에서는 국내외 정원 작품 경연으로 최종 선정된 50점(국내 43, 국외 7)도 전시해 전 세계 정원 수준을 감상할 수 있다.
시기별로 봄의 왈츠 장미축제(5∼6월, 세계정원), 정원 야간 물빛 축제(6월, 분수대), 썸머페스티벌(7월, 잔디마당), 클럽뮤직과 함께하는 치맥파티(8월, 잔디마당), 세계정원 전통음악회(9월~10월, 세계정원 한방체험센터), 세계 의상·음식 페스티벌(10월, 세계정원)도 축제도 즐길 수 있다.
전남 순천 도심에 자리한 저류지에 사계절 잔디를 심어 조성하고 있는 ‘오천그린광장’.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사진 순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