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익산 만경강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멸종위기종 수달이 모습이 찍혔다. 유칠선 박사 제공
전북 익산 만경강 유역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칡부엉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만경강 상류에선 수달 서식은 자주 포착됐지만 익산 유역 등 하류 쪽은 축산 단지 등에서 나온 오염물질로 수질이 나빠 그간 수달 서식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생태연구가 유칠선 박사는 1일 “(제가 모니터링을 해온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만경강 하류에서 수달의 개체수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지난 1월27~29일 익산 만경강 유역 삼일교회 주변에서 수달 4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한 수달 무리는 몸집이 큰 2마리와 작은 2마리로 한 가족으로 추정된다고 유 박사는 설명했다.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수달 4마리 모습이 최근 익산 만경강에서 카메라에 잡혔다. 유칠선 박사 제공
앞서 지난 1월11일 수달 배설물 등 서식 흔적을 발견했고, 최근 가물치를 잡는 모습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인 수달은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지역의 환경 건강도를 평가하는 지표종으로 하천의 수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균형있게 조절해준다.
지난 1월28일 익산 만경강 유역 춘포 근처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칡부엉이 8마리를 발견했다. 칡부엉이는 먹이 오염, 번식지·월동지 파괴 등으로 인해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익산 만경강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유칠선 박사 제공
유 박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수달과 천연기념물인 칡부엉이가 익산 만경강에서 서식을 하고 있는 것은 일대 자연 생태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방증이다. 서식지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면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동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수년 전 멸종위기종인 황새의 목격을 계기로 만경강 생태계를 모니터링하는 그는 “야생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면 수달이 육지로 올라왔을 때 자칫 서로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먹이주는 위치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낚시와 동력 패러글라이딩도 동물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연기념물 칡부엉이의 모습. 유칠선 박사 제공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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