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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 사망한 현대삼호중공업 파워공 유족 “원인 밝혀달라”

등록 2023-02-10 15:37수정 2023-02-10 15:40

지난달 12일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 중인 선박 안에서 노동자가 쓰러져 외부로 이송되고 있다.노동자 가족 제공
지난달 12일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 중인 선박 안에서 노동자가 쓰러져 외부로 이송되고 있다.노동자 가족 제공

작업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현대삼호중공업 60대 하청노동자가 결국 숨졌다. 유족들이 사망원인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삼호중공업 협력업체에서 파워공(그라인더 노동자)으로 일했던 고 허연수(62)씨의 유족과 노동단체는 10일 전남 목포시 목포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노동부는 현대삼호중공업을 특별근로감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작업 중에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원청과 하청업체 모두 진상규명과 사고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사망 이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현대삼호중과 협력업체는 명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개인 문제로만 간주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또 다른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지 않게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목포지청은 즉각 전담감독팀을 꾸려 진상규명을 위해 신속하게 특별근로감독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허씨는 지난달 12일 오전 건조 중인 선박 안에서 송기마스크(머리 전체를 덮는 외부 공기 공급장치)를 쓰고 작업을 하다 쉬던 중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고 25일 숨졌다. 의사 소견에서는 ‘원인 불명’으로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허씨의 주검을 부검했으나 1차 소견에서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정밀 부검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종 부검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약 두달이 걸릴 전망이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는 산업재해 여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을 지원하는 박영민 노무사는 “수년 전에도 송기마스크를 쓴 노동자들이 갑자기 쓰러진 일이 있어 허씨의 사망원인은 저산소증이 강하게 의심된다”며 “원청과 노동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동안 또다른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 쪽은 “허씨의 사망원인이 밝혀지면 적절한 조치를 하기 위해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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