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 남구 행암동 덕남정수장에서 정수지 유출밸브의 고장으로 수돗물이 넘쳐흘러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극심한 가뭄 속에 정수장 밸브 고장으로 수돗물 5만7천t이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는 13일 “전날 발생한 덕남정수장 밸브고장 사고는 1994년 설치한 시설이 노후화하며 베어링과 축 이탈로 밸브 잠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전날 새벽 3시30분께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상황실 전광판에 정수장 물을 모아 각 가정으로 보내는 배수지 유입량이 ‘0’으로 나오며 사고를 확인했다. 상수도 사업본부는 배수지 수위를 점검한 결과 같은 날 오후 1시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수동으로 밸브 개방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오전 11시40분께 동구를 제외한 지역에 단수를 예고했다.
배수지로 빠져나가지 못한 정수장 물 3만7천t이 인근 도로 등으로 유출됐다. 광주시는 이날 새벽 4시께 수돗물을 정상 공급했으나 송·배수관 속 흙탕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2만t을 추가로 사용했다.
다만 용연정수장에서 수돗물을 10만t 추가 생산하며 피해 예상 가구는 애초 전망보다 적은 2만8천가구로 추산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가구와 상가 등을 대상으로 피해 접수를 받고 수돗물피해보상심의회를 열어 보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재발을 막기 위해 정수장 내 관로, 통신선 등 시설물 전수조사에 나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오주섭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을 아껴 쓰라고 하면서 막상 상수도사업본부가 아까운 물 수만t을 유출하는 모습에 많은 시민이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며 “광주시는 전수조사하겠다는 말만 반복하지 말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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