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북도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 홍보 영상 갈무리.
전북도가 오는 5월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 대회’를 앞두고 제작한 홍보 영상물이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도는 15일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 참가자 모집을 위해 최신 경향에 맞춰 재미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의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용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제작했다고 전북도는 설명했다.
도는 이날 공식 유튜브에 2분41초 분량의 이 영상을 게시했다. ‘사랑…참 어렵더라. 그래도 사랑은 스포츠로 시작된다’를 주제로 한 이 영상은 기획부터 촬영까지 한 달에 걸쳐 만들어졌고, 한 편의 짧은 콩트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성을 제대로 못 만난 중년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과의 소개팅에서 거절당하고 어린 여자 조카에게 “여자를 만나려면 운동을 해라”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후 이 남성은 용기를 내서 아태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하고, 열 살 차이 나는 소개팅 여성과 연애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을 맺는다. 영상 중간에 대회 일정·종목 등을 소개하는 자막이 들어갔지만, 주요 내용은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사랑을 얻었다는 것이다.
15일 전북도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 홍보 영상 갈무리.
온라인에는 찬성과 반대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공식홍보물도 아닌데 뭐가 어쨌다는 거냐? 트집 잡을게 그렇게 없냐?” 등의 지지글이 있는 반면, “저딴 영상을 만든 것은 제정신이 아니다” 또는 “눈도 낮고 시야도 좁고 외국 미녀랑 결혼할 능력도 없어서 한국여자 따위에 환장한 좌파 지지자들 모여사는 그쪽 지역답다” 등의 비하글도 올라와 있다.
이 영상은 한국어·영어·중국어 3개 국어로 만들었고 제작비가 약 1천만원이 들었다. 촬영은 전북도청 테니스장과 카페 등에서 이뤄졌다. 도는 영상을 공유한 이벤트도 진행해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오는 5월12일부터 20일까지 전북에서 열리는 아태마스터스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국제종합 생활체육 대회다. 26개 종목에서 1만명 이상이 참여해 경쟁이 아닌 친목·화합을 목표로 대회를 진행한다. 코로나19 등으로 참가자가 목표치 1만명에 한참 미달하자, 대회조직위가 최근 참가자 모집을 위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젊은 층을 겨냥해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논란이 일어 당황스럽다. 대회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홍보 영상에서 방향을 바꿔 가볍고 재미있게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