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이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품고 산화한 고 김범수 대위의 19주기 추모식이 17일 오후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육군 35사단에서 거행됐다. 35사단 제공
“당신의 고귀한 희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훈련병이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가슴에 품고 장렬히 산화한 고 김범수 대위의 19주기 추모식이 17일 오후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육군 35사단에서 이뤄졌다.
유가족과 사단 장병 등 200여명은 헌화와 분향, 묵념을 통해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2002년 학군장교 40기로 임관해 신병교육대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김범수 대위는 2004년 2월18일 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교육장에서 순직했다. 그는 당시 한 훈련병이 안전핀을 분리한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는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몸으로 수류탄을 감싸 안으며 숨졌다.
김 대위의 희생으로 현장에 있던 다른 훈련병과 교관 등 269명은 무사할 수 있었다. 사단은 25살 나이로 숨을 거둔 김 대위의 군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신병교육대대 강당 이름을 ‘김범수관’으로 지었다. 또 부대 역사관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해마다 추모식을 거행하고 있다.
수류탄 폭발이라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전우를 살리고 장렬히 산화한 고 김범수 대위의 19주기 추모식이 17일 오후 육군 35사단 신병교육대대 김범수관에서 진행됐다. 35사단 제공
2016년부터는 ‘김범수 대위상’을 제정해 모범 간부에게 이를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이한별 중위(진)와 한창준 중사, 유길형 중사 등 3명이 이 상을 받았다. 오혁재 사단장은 “살신성인한 고 김범수 대위의 거룩한 희생은 장병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