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책사랑포인트, 책쿵20’ 정책에 참여하는 서점인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잘익은언어들’의 주인 이지선씨지 지난 16일 서점에서 책을 정리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전북 전주시가 동네책방을 살리고 독서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책사랑포인트, 책쿵20’이 제 자리를 잡고 있다.
책쿵20은 전주에 주소지를 둔 시립도서관 회원 모두에게 대출 도서를 반납할 때 1권당 50포인트(원)를 적립해 주고,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면 20%의 할인혜택을 주는 제도다. 할인금액은 시 예산에서 동네서점에 보전해준다. 한 사람이 한달 간 적립할 수 있는 포인트는 5만포인트로 제한돼 있다. 포인트는 참고서·문제집·잡지·전집 등을 제외한 단행본을 구입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전주시는 이 제도를 마련한 건 온라인서점이나 대형서점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지역서점을 돕기 위해서다. 시행 첫해인 2021년에 책쿵20에 집행된 예산은 7300여만원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억4천만원을 썼고, 올해 3억6천만원을 책정했다. 예산이 소진되면 추가로 예산을 세울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서비스 가입회원 14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응답자의 90.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82.8%는 ‘지역서점 이용이 늘었다’고 답했고, 68.5%는 ‘도서구입이 늘었다’고 답변했다. 2월16일 기준 가입 회원이 1만7367명이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여행작가 권진희(36)씨는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면 포장된 박스와 비닐 때문에 쓰레기가 부담이다. 지역서점에서는 판매대에 배열된 책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첫해 32곳이었던 참여서점도 45곳으로 늘었다. 서점 ‘잘익은언어들’ 대표 이지선(47)씨는 “정가에서 할인금액 20%에다 돼지카드(지역화폐)로 되돌려받는 캐시백 10%까지 합치면 30%를 싸게 혜택을 받는다. 예산 소진으로 지난해 두 달간 제도 시행을 중단한 적이 있는데 그때 손님이 뚝 끊겼다. 좋은 제도인 만큼, 지속여부를 생각하면 대안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은 “시민과 서점이 서로 만족하므로 앞으로 협약서점 확대 등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