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서 바라본 광주광역시 전경.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상업·주거지역에 적용되어온 건축물 층수 제한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도시계획특별위원회는 23일 성명을 내어 “개발업자 이익과 행정 편의주의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치기 전에 도시계획위원회, 경관위원회, 건축위원회 심의회의부터 공정하게 운영하고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층수 규제는 아파트 천국인 광주의 고층 공동주택 난립과 무등산 조망권 침해로부터 도시경관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기준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먼저 마련하고 층수 제한 해제 조치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의회도 강 시장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층수 제한 해제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김나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발표 하루 전에 내용을 알았다”며 “시민사회와 공론화 과정 없이 대안도 제시하지 않아, 시의회 차원에서 경관위원회 등의 심의를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건축물 층수 제한 폐지, 주택건설사업 통합심의 활성화, 지구단위계획구역 용적률 차등 적용 등이 담긴 ‘도시경관 및 건축물 디자인 향상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광주시는 고층 아파트가 난립해 도시경관을 해치고 바람길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상업지역은 40층, 주거지역은 30층까지만 짓도록 하는 ‘건축물 높이관리 원칙’을 2021년 7월 고시한 뒤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광주 옛 호남대학교 쌍촌캠퍼스 자리에 건설되던 아파트 높이가 34층에서 30층으로 조정되기도 했다.
2021년 기준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시(86.5%)에 이어 광주(80.8%)가 두번째로 높다.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4.5%다.
광주광역시가 제시한 광주 도심 스카이라인 개념도. 광주시 제공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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