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전주 백선기 경사 피살 및 권총 탈취 사건’이 당시 사라진 권총이 발견되면서 사건이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고 백 경사가 당시 소지하고 있던 38구경 총기를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백 경사(당시 54)는 2002년 9월20일 밤 0시50분께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혼자 근무하다가 살해당했다. 범인은 백 경사의 목과 가슴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실탄이 장전된(실탄 4발, 공포탄 1발) 38구경 권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이듬해인 2003년 1월 유력한 용의자로 백 경사의 단속에 걸려 오토바이를 압류당했던 20대 3명을 붙잡아 자백을 받았으나, 이들은 “경찰의 구타로 허위 자백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과정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경찰은 또 다른 결정적 증거인 권총마저 찾지 못하면서 사건을 미제로 남겼다.
그러나 경찰은 21년 만에 첩보를 입수해 최근 울산에서 사라진 총기를 발견하고 이 총기를 통해 범인의 신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2년 전인 2001년 12월21일 대전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주범들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총기를 발견한 것은 맞지만, 발견 경위와 위치, 수사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 미제사건이 해결되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7월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전북경찰청은 이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분류하고 계속 수사를 벌여왔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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