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장군 전주 기념관’ 앞에서 강동오 대표가 사진을 찍고 있다. 박임근 기자
“한옥마을을 찾는 젊은이들이 이곳에 들러 국가관을 다시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 주변에서 ‘안중근 장군 전주기념관’을 운영하는 강동오(57) 기념관 대표의 바람이다. 풍년제과 대표이사인 그는 기념관 옆에서 풍년제과 본점을 운영한다. 그는 오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을 맞아 한중서예수묵전을 20~31일 일정으로 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서예가의 작품 50여점을 전시한다. 안 의사가 평소 강조한 ‘견리사의 견위수명’(이로움을 봤을 때는 정의를 생각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목숨을 바쳐라) 등을 쓴 작품이다.
순국일에는 국가유공자, 경찰관, 소방관, 군인에 한정해 빵값 20%를 할인하는 행사도 한다. 올가을에 개최하는 전북서예비엔날레의 한켠에 안중근 유묵전도 처음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펼침막 “2월14일 안중근 장군 사형선고일, 초콜릿의 단맛보다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겠습니다. 달달한 행복 누리되 잊지는 맙시다”를 내걸기도 했다.
그는 2008년 사업차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안 의사가 투옥된 뤼순감옥을 들렀다. 박물관 형태로 잘 보존된 그곳에서 안 의사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후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이진학 이사장을 조우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2018년에 전주시 진북동에 안중근 장군 전주기념관을 개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지금의 장소로 확장 이전했다. 동상 제작 등 사비 약 5억원이 들었는데, 안중근 정신 계승을 위해 기부금으로 내놓는 것보다 이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안중근 장군 전주기념관’ 안에서 강동오 대표의 모습. 박임근 기자
그는 안 의사를 ‘장군’으로 부르는 이유에 대해, “나(안중근)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독립전쟁 중에 우리나라의 국권을 빼앗아간 이토 히로부미를 사사로운 개인감정이 아닌 독립군 자격으로 처단했다”는 안 의사의 최후 법정 진술을 들어 답을 대신했다. 안 의사가 자신의 신분을 독립군 간부로 규정하고 국제법에 따른 포로로 대우하라고 일본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올바른 한일 관계 정립을 위한 길을 묻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 “반성과 사과가 있고 미래를 위한 화합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게 아닙니다. 남아있는 자들에게 응어리가 있으면 안 됩니다. 이러면 언제든 (이 문제가) 다시 나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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