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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은 무슨 날이지?”…챗GPT에게 물었더니

등록 2023-03-28 15:42수정 2023-03-28 16:00

제22차 한·일 공동평화수업
28일 전북 전주시 근영중학교에서 한·일공동수업이 열렸다. 스즈키 히토시씨가 인사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28일 전북 전주시 근영중학교에서 한·일공동수업이 열렸다. 스즈키 히토시씨가 인사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1910년 3월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순국일입니다.” (학생) 

“1910년 3월26일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병합된 날입니다.” (챗GPT)

28일 오전 11시10분께 전북 전주시 근영중학교 솔관 4층 수업나눔실. 3학년 5반의 3교시 한·일공동수업이 열리고 있었다. ‘챗지피티(ChatGPT)와 역사이야기’를 주제로 진행한 이날 수업은 이 학교 조은경 교사와 스즈키 히토시 전 일본 요코하마중학교 교원이 진행한 제22차 한·일공동평화수업이다.

역사를 가르치는 조 교사는 20년 전인 2003년 일본 도쿄서 열린 역사심포지엄을 계기로 2005년부터 해마다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3월26일에 맞춰 공동평화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33차례 공동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수업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지피티를 공동수업에서 처음으로 활용해 안중근 의사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군함도 및 사도광산 등을 다뤘다. 일본 역사학자와의 영상통화도 있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좋았다. 김지은양은 “평소 수업과 달라 새로운 느낌이었고 한·일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기회를 통해 앞으로 세계와 소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범승군도 “처음 해보는 새로운 유형의 수업이라 즐거웠고, 외국에서 초청된 선생님이 오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일공동수업에서 스즈키 히토시씨가 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한·일공동수업에서 스즈키 히토시씨가 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스즈키 히토시(69)는 “안 의사가 강조했던 동양평화론이 감동이어서 1994년부터 관심을 가졌다. 일본도 시험 위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어서 여유 있게 가르칠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동안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려고 노력했고, 수업하면 학생들의 질문이 있고 조금씩이나마 학생들의 변화를 느낀다. 우리의 노력이 그중의 하나다. 건강이 허락하면 앞으로도 계속 공동수업을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2018년에 학교를 떠난 스즈키 히토시는 안중근기념사업회의 일본 쪽 위원으로 해마다 안중근 의사 추모행사에 초청되고 있으며 공동수업 진행 등으로 2019년 3월에는 한국단체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조은경(55) 교사는 “오늘 경우처럼 챗지피티가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말하는 오류가 있다. 역사교육이 챗지피티로 안 되는 게 있는 것이다. 역사교육의 가장 중요한 시작과 전제는 진실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올바른 자료들이 쌓여간다면 옳은 아카이브를 만들고 인공지능과도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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