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의 손자 우원씨가 30일 새벽 오전 광주 서구의 한 호텔 앞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우원씨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전두환씨의 손자 우원(27)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러 광주를 방문했다. 5월단체는 전씨의 사죄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오전 5·18기념재단은 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회장 등을 포함한 이사회 회의를 열어 우원씨의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5월단체는 31일 오전 10시께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우원씨와 피해자와의 만남을 주선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우원씨의 사죄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우원씨를 센터와 인접한 5·18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으로 안내해 유공자 명단을 살펴보고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다. 민주묘지에서는 5·18 첫 사망자 김경철씨의 묘역과 행방불명자 묘역을 들러 5·18 당시 참상과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행방불명자 묘역에는 5·18 전체 실종자 78명 중 69개의 가묘가 있다.
정성국 5·18공로자회 회장은 “27살 젊은 나이인 우원씨가 사죄를 결심했다는 것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가상하다”며 “따뜻하게 맞아 마음 속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원씨의 사죄를 계기로 이순자씨나 전재국씨 등 나머지 전씨 일가도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새벽 미국에서 입국한 우원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체포돼 전날 저녁 8시께 마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다. 우원씨는 석방 직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하기 위해 <에스비에스(SBS)> ‘궁금한 이야기 와이(Y)’ 제작진의 차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우원씨 쪽은 즉시 피해자들과 만나겠다는 애초 계획과 달리 30일 광주 서구의 한 호텔에 머무르며 5·18에 대한 공부를 한 뒤 31일 공식 기자회견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겠다고 알렸다.
전씨의 차남 재용씨와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인 우원씨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씨 일가가 은닉 재산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고 본인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사실을 고백했다. 또 5·18피해자들에게 사죄할 뜻을 밝히며 이번 광주 방문이 이뤄졌다.
30일 오전 5·18기념재단 사무실에서 5·18단체 관계자들이 전두환씨 손자 우원씨의 사죄 방문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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