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농민단체들이 5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가뭄 속에 내리는 세찬 빗줄기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성난 농심을 달래지 못했다.
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사)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등 광주·전남지역 농민단체는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한 현 정권은 농업과 식량 주권을 포기했다”고 규탄했다.
농민단체는 “농민들은 생산비가 보장된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했으나 개정안은 누더기가 된 채로 국회를 통과했고 윤 대통령은 이러한 개정안마저 거부했다”며 “기후위기·식량위기 시대에 쌀의 안정적인 생산과 소득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책임을 방기한 채 농민과 국민을 저버리는 윤석열 정권에 투쟁으로 맞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쌀 목표 가격제를 포함한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이끌어내겠다”라며 “민주당도 쌀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누더기로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12월부터 쌀 초과생산량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 중 주요하게 추진한 신정훈 의원의 발의 법안은 쌀 초과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초과생산 쌀을 의무매입하고, 논에서 콩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여당의 반대로 의무매입 기준을 초과생산량 3~5%, 쌀값 하락폭 5~8%로 완화하며 농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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