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공급 문제로 다투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농민을 살해한 알선업자가 구속됐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22일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무등록 인력알선업자 ㄱ(52)씨를 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14일 저녁 7시40분께 해남군 산이면의 한 공터에서 ㄴ(49)를 흉기로 때려 살해한 뒤 ㄴ씨의 주검을 ㄴ씨 소유 트럭 적재함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농촌에 불법체류자를 알선하는 일을 하는 ㄱ씨는 범행 당일 ㄴ씨로부터 모내기철 외국인노동자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두 사람은 전화로 말다툼을 벌이다 저녁 술자리를 마련해 화해하기로 했지만 또다시 갈등을 빚었고 몸싸움까지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ㄴ씨가 수일째 귀가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을 하다 17일 ㄴ씨 주검을 발견했다. ㄱ씨는 이 소식을 듣고 같은 날 고속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도주했으나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ㄱ씨는 경찰에서 “ㄴ씨가 불법체류자 알선 사실을 신고한다고 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