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살해 혐의’ 무기수 김신혜씨 재심 1년 만에 재개

24일 아버지 살해 혐의로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씨가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리는 재심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김신혜(46)씨 재심이 1년 만에 다시 열렸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박현수)는 24일 존속살해 혐의를 받은 김씨의 재심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씨의 재심은 2019년 3월부터 시작됐으나 변호인 교체 등으로 연기되다 지난해 4월 김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한차례 열렸었다. 이후 김씨의 심신장애를 이유로 공판 절차를 중지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와 추가 증인신문 등에 대해 범위 등을 검찰과 김씨쪽 변호인이 협의했다.

검찰은 범행에 쓰인 것으로 지목된 수면제 성분에 대해 감정 신청을 하고 피고인 신문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법률대리인 박준영 변호사는 “해당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왔다면 사건 당일 복용하지 않아도 피해자에게서 검출된 정도의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보험금을 노리고 수면제 탄 술을 먹여 범행했다는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반박할 근거들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김씨는 “그동안 심신미약 때문에 재판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앞으론 무죄를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며 “왜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게 됐고 어떤 오해들이 생겼는지 설명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2000년 3월9일 고향인 전남 완도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당시 53살)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먹이고 살해한 뒤 주검을 유기해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김씨는 경찰 수사에서 아버지의 성추행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용의선상에 오른 남동생 대신 벌을 받으려고 허위 진술을 했다. 아버지한테 성추행을 당한 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다. 같은 해 11월 광주지법 해남지원, 2017년 2월 광주고법, 2018년 9월 대법원은 “경찰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했고 압수조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수사과정에 흠결이 있었다”며 재심을 결정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8일에 열린다.

김용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