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동생 가두고 다리미로 학대한 누나 징역 5년

법원 “피해자 온몸에 화상 상처…법정서도 가해자 혐의 부인”

클립아트코리아

지적장애인 동생을 집 창고에 가두고 다리미로 학대한 누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3단독 정재익 판사는 특수상해, 특수중감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ㄱ(26)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ㄱ씨의 남자친구 ㄴ(25)씨 등 공범 3명에게도 징역 4~5년이 내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지적장애 3급인 ㄷ씨를 집 창고에 가두고 스팀다리미로 어깨와 볼, 입술 등 온몸을 지져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전북대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있던 ㄷ씨를 집으로 데려온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팀다리미를 이용한 학대와 폭행은 12월 말에 집중됐고, ㄷ씨가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범행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ㄷ씨는 창고에서 추운 한파로 영하의 날씨에도 난방기구도 없이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받으며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집 근처를 지나던 시민이 “살려달라”는 ㄷ씨의 목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ㄱ씨 등은 수사기관에서 “지적장애 ㄷ씨가 자해한 것”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얼굴을 포함한 몸 전체에 화상과 상처를 입었다. 당시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피해자는 화상 상처로 인해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고, 이식 수술을 받더라도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ㄱ씨는 친누나로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함에도 자신의 범행을 축소하기에 급급해 다른 피고인들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다. 일부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도 혐의를 부인하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