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과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찾는 아시안마트. 한겨레 자료 사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의 향수병이 심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13일 강영신 전남대 교수(심리학과)가 발표한 ‘코로나19 시대 광주광역시 거주 결혼이주여성의 정신건강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문화적응 스트레스’ 하위영역 중 ‘향수병’ 점수가 가장 높게, ‘두려움’ 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김경학 소장과 선봉규·김남경·이안나 연구교수와 강 교수 등이 광주에 거주하는 베트남·일본·중국·캄보디아·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153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실태 등을 조사해 나왔다.
응답자의 86%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졌으며, 한국어 능력은 말하기의 경우 매우 잘함 또는 약간 잘함이 60.1%에 달했다. 또 응답자 51%는 이주민 지원단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답변했고, 49%만이 모국인으로 구성된 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응답자 94.1%는 의료서비스나 정신보건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23.5%는 우울·불안·불면·부적응 등의 이유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이 필요했던 적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강영신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가 조사한 인구사회학적 특성. 강영신 교수 발표문 갈무리
광주 거주 국제결혼이주 여성 응답자의 75%는 한국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국 생활만족도는 만족함(47.5%), 매우 만족함(27.8%), 보통(22.5%), 만족하지 않음(2.7%), 전혀 만족하지 않음(0.0%) 순서로 나타났다. 부부 만족 총점 평균은 65.31점(최대 97점 기준)으로 ‘척도의 절단점’(51.5점)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여성의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미만이 60%를 넘어 국내 여성의 월평균 소득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교수는 “출산, 자녀의 예방접종과 같은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역 서비스 등의 지원과 국내 거주 기간이 긴 이주여성이 초기 입국한 이주여성의 멘토가 돼 취업정보 및 자녀 양육 관련 정보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