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이 젊은 예술인에게 주는 천인갈채상이 올해로 12회째를 맞는다. 2023 천인갈채상 안내문.
“문화예술은 여러 사람의 사랑에 의해서만 커나갈 수 있는 성장이 느린 나무입니다.”
전북지역에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1천명이 해마다 1만원씩을 갹출해 1천만원을 모아서 젊은 예술인에게 상을 주는 ‘천인갈채상’이 올해에도 모금을 시작했다. 이 상은 전북지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젊은 문화예술인 2명에게 500만원씩을 지원한다.
후원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1만원은 별것이 아니지만, 상금을 받는 젊은 예술인에게 500만원의 지원금은 만만한 게 아니다.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에게 초창기에 주변에서 거들어주면 힘을 받아 자생력을 배양시킬 수 있다. 또한 상징적인 가치 측면에서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
이 상은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 12번째를 맞는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때에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어려움에 부닥치는 바람에 이 상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첫 수상자인 박성우 시인과 대금연주자 이항윤씨 등 모두 22명이 받았다. 이 일을 주도하는 천년전주사랑모임 이종민(전북대 명예교수) 상임이사는 “천인갈채상을 받고서 속칭 뜬 것은 아니지만, 우연의 일치로 상을 받고서 유명해진 분들이 많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수상자 선정은 전문가 4명이 1차 후보자 4명을 정한 뒤, 연말에 모금 참여자들이 투표로 최종 결정한다. 지금은 역대 수상자 중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한다. 이 상임이사는 “모금 등 쉽지 않고 힘들어서 지난해 이제 그만 둘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도 있어서 20회까지는 계속 진행할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063)283-1425.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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