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를 상대로 부당해고 노동자의 출입정지 조치를 취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가 노조 가입을 이유로 보복성 출입정지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22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 포스코를 상대로 하청업체 소속 김정남(41) 조합원에 대한 영구출입정지 취소와 임금 미지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노조 설명을 들어보면 2010년 5월 포스코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한 김씨는 10여년간 광양제철소 후판생산공장에서 슬래브(쉿물을 굳힌 평평한 판) 표면 결함을 제거하고 필요한 규격으로 절단하는 업무를 했다. 김씨는 업무 진행 과정에서 사진을 찍어 업무 보고에 활용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16일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하고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참여했다. 같은 달 23일 포스코는 보안점검을 나와 김씨가 개인 전자우편으로 업무 사진을 보냈다며 출입정지조치를 하고 하청업체에 김씨에 대한 인사조처를 요청했다. 하청업체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권고해직을 통보했으나 김씨가 수용하지 않자 9월13일 징계 면직을 통보했다.
김씨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해 지난해 12월26일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지노위는 “김씨가 반출한 사진은 일반적인 작업지시사항에 관련된 것으로,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제3자에게 유출했다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 판정을 유지했다.
하청업체는 올해 1월 지노위 판정에 따라 김씨를 복귀시키려고 했으나 포스코는 영구출입정지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업체쪽에 통보했다. 하청업체는 김씨에게 원직 복귀를 통보하면서도 포스코의 영구출입정지 해제 전까지 대기발령하라고 명령했다. 1월부터 임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노조는 포스코의 조치에 대해 김씨의 금속노조 가입과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보복행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는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해 영구출입정지를 해제하지 않아 헌법상의 권리인 근로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포스코의 조치로 어린 자녀가 있는 김씨 가족의 생계가 매우 막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는 국가보안시설 최고 등급인 ‘가’급으로 분류돼 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내부에서 무단 사진촬영을 한 뒤 사진을 개인 메일로 발송한 이력이 있고 증거인멸을 위해 삭제하는 등 당사 보안관리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판정에 따른 복직과 제철소 출입정지는 별개이며 부당해고판정으로 당사 출입정지조치를 취소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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