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시립요양병원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4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탁기관을 찾지 못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노조 제공
광주시 직영 등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선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노조가 단체교섭을 잠정 합의하며 파업은 일단락했지만, 부분 휴업을 놓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시립요양병원지부는 “잠정 합의 직후 병원은 부분 휴업을 일방적으로 공고하고 퇴근을 2시간 앞두고 파업 참가자 위주로 개별적 휴업 명령을 내렸다. 경영상 이유를 내세워 파업 참가자 위주로 휴업 대상자 명단을 정해 노조 탄압의 의구심이 짙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60명이 가입한 노조는 지난 7월31일 계약 만료였던 수탁기관 전남대학교병원이 경영난 등으로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히자, 같은 달 7일부터 광주시 직영,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하며 50여일간 파업에 나섰다. 파업이 장기화하자 병원은 환자 180명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 조치했다.
노조는 이달 25일 오후 임금 1.7% 인상 등을 받아들이며 단체교섭을 잠정 합의했고 파업을 철회했다. 다만 병원에 입원 환자가 없어 2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부분 휴업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 단체교섭 자리에서 부분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병원의 고민을 수용하고 휴업기간과 휴업대상자 선정기준 등을 노사 공동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병원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이라며 노조 의견을 반영만 하겠다고 했고 노동자 의사에 반해 ‘휴직’이라는 ‘불이익한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병원의 휴업 시작일에 짜맞춘 듯 수탁기관 모집 공고를 낸 광주시는 이전과 동일한 선정 절차와 공고 내용을 게시했다”며 “또다시 공공병원의 의료 공백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광주시는 다각적 검증 과정을 거쳐 수탁기관을 선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광주시는 전남대병원에 올해 말까지 운영해 달라고 요청한 뒤 새로운 운영자를 다음달 19∼20일 공모할 예정이다. 위탁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8년까지 5년이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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