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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 숙성 묵은지서 김치 유산균 발견…바이러스 방어 효과”

등록 2023-10-10 16:11수정 2023-10-10 17:17

세계김치연구소, 연구 결과 발표
묵은지. 한겨레 자료 사진
묵은지. 한겨레 자료 사진

묵은지에서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뛰어난 김치 유산균이 발견됐다.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10일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에서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뛰어난 김치 유산균을 발굴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등 외부 침입 유전자에 대한 방어 작용기전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저온(-2~10°C)에서 전국 곳곳으로부터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해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88% 이상의 묵은지에서 특정 김치 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가 우점균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쪽은 “묵은지의 우점 균주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는 과거 침입했던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저장해 향후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그것을 파괴해 방어하는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이기도 한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의 크리스퍼 시스템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며 “김치와 김치 유산균의 우수한 항바이러스 기능은 식품뿐 아니라 의약 분야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담금 직후부터 2~3개월 숙성된 김치와 관련한 연구는 활발했으나, 장기간 숙성된 묵은지 관련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 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 9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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