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씻김굿 이수자 김정희씨가 2019년 3월 전라남도 지정 예능보유자 유점자(오른쪽) 명인과 함께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굿 공연을 하고 있다. 신안씻김굿보존회 제공
129년 전 죽창을 들고 싸우다가 희생된 동학농민군의 넋을 위로하는 굿판이 열린다.
인문학 모임 보성 불이학당은 28일 오후 5시 전남 보성군 득량면 불이학당(공룡로 975-13) 마당에서 씻김굿을 올린다. ‘개벽! 다시 여는 동학’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씻김굿은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52호 신안씻김굿 이수자 김정희씨가 주재한다. 영혼을 위로하고 천도하기 위한 씻김굿은 깨끗한 물로 망자의 넋을 씻겨 이승의 원한을 풀어주는 민간의례다.
이날 굿판의 장단은 교사 문화·공연단체인 ‘교육문화연구회 솟터’ 회원인 이동철·박경도·신승태·이장열씨와 진도국립국악원 비상임 아쟁 단원 이건우씨가 맡는다. 솟터 회원들은 김정희씨와 함께 2015년부터는 신안 씻김굿 예능보유자 유점자 명인의 굿을 배우고 있다. 이날 굿은 안당, 초가망석, 고풀이, 넋올리기, 씻김, 길닦음 순으로 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초가망석 뒤에 검무(이동철)를 추고, 길닦음 뒤엔 풍물이 이어진다. 김정희씨는 “오신 분들이 자신의 염원을 적어 깃발을 들고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전남 보성군 득량면 불이학당에서 박맹수 원광대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불이학당 제공
지난 2008년 개원한 뒤 논어·노자 등의 인문강좌를 연 불이학당은 올해 1월부터 박맹수 원광대 교수를 초청해 매달 동학강의를 열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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