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찍은 장록습지 모습. 뒤쪽으로 광주공항이 있다. 환경부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인 ‘영산강·황룡강 권역 와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광주 시민단체들이
하천 둔치를 이용한 개발사업을 우려하며 군 공항 터에 100만평 광주 숲을 조성하는 등 생태 공간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2일 광주전남녹색연합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광주 16개 환경·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내어 “광주시가 ‘영산강 100리길, 와이 프로젝트’를 향후 ‘100년 광주’를 바라보고 설계하려고 한다면 토목사업 중심의 개발이 아니라 하천 공간의 자연성 회복과 생태 복원을 중심에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프로젝트가 하천 둔치 이용을 위한 개발과 취수를 통한 수질개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들은 “광주시가 영산강물을 먹는 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영산강에 2등급의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기 위해 하상여과공법으로 하루 10만톤의 맑은 물을 취수해 이용하겠다는 계획은 매년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빗물이용과 주변 토지이용의 변화, 저류 습지 조성 등 대안도 제시했다.
광주시 와이프로젝트 계획 용역안. 광주시 제공
영산강과 황룡강 하천의 기능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물놀이장과 인공서핑장, 체험관 등 시설이 들어서고 양안으로 자전거 도로와 테마 정원 등을 조성한다는 것은 하천의 기능을 훼손하고 파괴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장록국가습지 상류 구간에 해당하는 송산유원지에 수영장과 카누장 등 수상레저 시설물을 설치할 땐 하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8년 4대강 사업으로 장록국가습지가 원시성을 상실한 후 자연성을 회복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들은 “하천 둔치는 돈을 쏟아붓지 않고도 하천에 깨끗한 물이 흐르고 건강한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해주는 치유의 공간이다. 인공적인 놀이시설로 채우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꿀잼’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군공항 이전 터에 백만평 광주 숲을 조성하고 익사이팅 체험공간, 역사 공간이 어우러지는 계획을 구상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