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단체들이 14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의 5·18망언에 항의한 시민 3명의 영장 심사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제공
광주시민단체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에서 ‘5·18 망언 의원 제명’을 요구한 시민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을 비판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14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잡아 가둬야 할 것은 정의로운 노동자와 학생이 아니라 5월정신을 모독하고 역사를 폄훼한 망언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기자회견은 민주시민의 정당한 행위였다. 자유한국당 쪽은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면서 회견을 방해했고, 경찰들은 집단적으로 강제 연행을 했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한 법 집행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한국당의 5·18망언 의원들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한테만 영장을 들이대고 있다”고 반발했다. 두 단체는 “모든 국민이 알 듯이 지난 2월8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5·18을 폭동이라 규정했고,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는데도 아무런 조처가 없다”고 한숨지었다.
앞서 13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업무방해 혐의로 민주노총 부위원장 윤아무개씨와 대외협력차장 김아무개씨,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 김아무개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2월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5·18망언을 한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대회장 입장이 늦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대회장 바깥에서도 집회를 이어가며 해산하지 않자 수십명을 연행했다.
수사를 벌인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윤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5·18시국회의 등 단체의 회원 5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앞으로도 관련 행사를 계속 방해하겠다고 진술하는 등 사안이 가볍지 않다. 유야무야로 처리하면 재발할 수 있어 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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