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도덕교사모임이 지난 7월 29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ㅎ중 배이상헌 교사의 수업내용을 성비위로 규정한 직위해제처분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광주광역시 중학교 도덕 교사가 성평등 수업 중 노출장면이 포함된 단편영화를 보여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남부경찰서는 학생들에게 노출 장면이 포함된 단편영화를 틀어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배이상헌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배이 교사는 올해 3월 중학교 2학년 학생 도덕 교과 ‘성과 윤리’ 단원 수업 때 프랑스 10분짜리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보여줘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미러링’ 기법으로 성 불평등을 다룬 수작으로 꼽히지만, 여성들이 남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교사가 이 영상을 남녀 혼합반에서 공개적으로 상영한 점 등이 일부 학생들에게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을 성 비위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어 지난 7월24일 “영상이 선정적이고 일부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고 배이 교사를 직위해제 조처를 취했다.
성평등 교육과 배이상헌 선생님을 지키는 시민모임은 배이상헌 교사 수사의뢰와 직위해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교육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최대 10년 이하 징역에 해당되는 중범죄로 처리해야할 사안이냐”며 “교육적 소통과 관계 회복의 문제를 징계와 형사처벌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배이 교사는 “내가 어떤 의도로 수업을 했는 지와 관련 교과과정 파악 등 기본적인 사실확인 절차 없이 단 한시간의 수업에 대한 민원만 가지고 ‘사실’로 확정됐다”고 했다.
하지만 광주지역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나쁜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성평등 교육에서는 교사와 학생들간의 수평적인 관계가 중요하고 문제가 생기면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