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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생가 전두환 글씨 현판·표지석 철거한다

등록 2019-10-18 10:54수정 2019-10-18 11:04

전북 장수군, ‘논개정신선양회’ 철거 요청에 협조하기로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 단아정에 걸린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자로 쓴 현판. 장수군 제공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 단아정에 걸린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자로 쓴 현판. 장수군 제공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전북 장수군 장계면 주논개 생가지 정자의 현판과 이를 칭송하는 내용의 표지석이 철거될 전망이다.

장수군은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가 장영수 군수를 최근 면담하고 장계면 논개 생가지 정자 현판과 표지석의 철거 협조를 요청했고, 장 군수가 선양회의 판단을 존중해 현판·표지석 철거를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순홍 선양회장은 “논개 성역화와 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없고 논개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는 현판 철거가 옳다고 판단한다. 현재 현판·표지석을 철거하고 새롭게 현판을 제작하거나 새로운 명칭으로 현판을 설치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장 군수는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지역의 역사 바로세우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 열녀인 주논개(1574~1593)는 임진왜란 당시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왜장과 함께 남강에 투신했다. 그의 충절을 기려 ‘의암’이라고 부르며 장수군은 그의 고향이다. 전북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논개 생가지에는 정문을 지나면 오른편 연못에 ‘단아정’(丹娥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정자 현판을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후인 1999년 10월에 썼다고 한자로 표기돼 있다. 그 옆의 커다란 돌 표지석에는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지난 1986년 생가를 복원하게 하였고, 오늘에는 이 정자에 ‘단아정’이란 친필을 남겨 그 뜻을 기리고자 하였으니 그 얼이 높고 선양되어 영원히 빛날 것이다’라는 칭송 글이 적혀있다.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 단아정 옆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을 칭송하는 내용의 표지석. 장수군 제공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 단아정 옆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을 칭송하는 내용의 표지석. 장수군 제공
장수지역 시민단체와 일부 군민은 “군부 독재자가 쓴 치욕적인 현판 글과 표지석”이라며 지난 8월부터 철거 서명운동을 벌였다. 시작은 지난 8월12일 한 군민이 군청 누리집에 ‘논개님 생가에 전두환 현판과 표지석이라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 군민은 “구국의 여신인 논개님 성지에 살인마라 지칭받는 자의 현판이 걸려있고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는 것은 장수군의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굳이 추가 설명하지 않더라도 왜 철거돼야 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라며 철거를 촉구했다.

철거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친일화가가 그렸다는 논개의 영정과 현판 철거를 위한 군민들의 정화운동이 있었으나, 논개 영정만 새롭게 그려 교체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현판과 표지석이 그대로 남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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