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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지만 천대하는 배달대행 인식 개선 목소리

등록 2019-11-13 14:19수정 2019-11-13 14:28

광주노동센터 ‘배달대행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토론회’
광주지역 오토바이 배달기사 실태조사 결과 처음 공개
노동자 대부분 난폭운전 내몰리고 소비자 폭언 시달려
서울 용산구의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배달 노동자가 출발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의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배달 노동자가 출발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광주지역 배달대행업체 노동자 2명 중 1명은 소비자로부터 폭언이나 인격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고, 배달 독촉 때문에 해마다 1차례 이상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광주시 노동센터는 13일 광주시의회에서 ‘배달대행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토론회’를 열어 ‘배달대행 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광주지역에는 1200여명이 배달대행 일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실태조사는 지난 6∼9월 종사자 23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보고서를 보면, 배달대행 노동자들은 고객 갑질과 고액 보험료를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고객 갑질(폭언·폭행·인격 무시 등)에 대해 51.2%(105명)가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고, 27.3%(56명)는 한달 평균 4차례 이상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는 배달물품 훼손과 배달시간 지연이 대부분이었다.

노동자 90%는 남성이었다. 나이는 20~30대(67%)가 가장 많았고 40대(24%), 50대(5%), 10대(4%) 순이었다.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53%),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17%) 순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노동센터는 취업 경쟁에 직면한 젊은층 상당수가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임시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월평균 수입은 49%가 250만원 이상, 150만∼250만원은 36%였다. 하지만 오토바이 유지비용으로 한달 평균 20만원을 지출해, 실제 수익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평균 보험료는 5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릴수록 보험료가 비싸져 100만원 이상을 내는 20대 노동자도 있었다. 56%는 1년에 1차례 이상 사고를 당하거나 내고 있으며, 대부분 보험 처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은 사실상 없어 업무 중 다치면 스스로 책임지고 있었다.

5년째 오토바이배달을 하는 ㄱ씨는 “오토바이는 사흘에 한번씩 엔진 오일을 교체해야 하고 보험료도 비싸다 보니 일한 시간에 견줘 큰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배달을 한건이라도 더 할당받기 위해 노동자끼리 경쟁을 하고 신속 배달에 대한 요구까지 받으면 난폭운전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토론회에서는 배달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 휴게시간 보장, 적정한 오토바이 보험제도 마련,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노동조합 설립 등이 개선 대책으로 나왔다. 김정대 광주시 노동센터 사무국장은 “시민들은 시간에 쫓긴 배달대행 노동자들이 교통신호를 무시하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지만, 본인이 배달을 시켰을 땐 빨리 와주길 바란다. 배달대행을 천시하는 직업군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고 노동자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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