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어둠속의빛 사회적협동조합’이 마련한 시각장애 식사체험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단체는 광주 시각장애체험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어둠속의빛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어둠 속에서 지팡이에 몸을 맡긴 채 산책을 하고 촉각에 의지해 식사를 하는 등 시각장애인 삶을 이해하고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는 광주 시각장애체험관 건립이 추진된다. 서울, 충북 청주에 이어 전국 세 번째다.
시민정책연구소 ‘시민행복발전소’가 주최하고 ‘어둠속의빛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주관하는 ‘광주 인권문화콘텐츠, 시각장애체험관 건립 추진 전략’ 세미나가 29일 광주광역시청 1층 행복나눔실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의 광주시각장애체험관 추진 과정을 공개하고, 자치단체와의 연계 필요성, 기대 효과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최윤규 조합 사무국장의 주제발표 ‘어둠 속의 빛 체험장 건립 가능성 모색’을 종합하면 2016년 2월부터 시민 200여명이 추진기금으로 4억여 원을 기부했다. 익명의 독지가는 2000평(6610㎡)에 달하는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조합은 최근 2년 간 서울·청주의 시각장애체험관 현장 답사와 ‘어둠 속의 식사’ 체험행사를 개최하며 내부 공간 구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 ‘어둠 속의 대화’, 충북 청주 ‘어둠 속의 동행’ 등 국내 상설 체험관을 비롯한 독일 ‘어둠 속의 대화’ 체험관 등을 참조해 콘텐츠를 개발할 방침이다.
주요 체험행사는 90분 동안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시장을 보고, 차를 마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산책 코스’와 ‘블라인드 레스토랑’ 등이다.
체험관 안내 직원은 모두 시각장애인들이 맡는다. 조합은 광주시 도시재생사업, 광주형 일자리사업, 장애인복지 정책 등에게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윤구 사무국장은 “시각장애체험관은 장애에 대한 편견 해소와 함께 시각장애인들이 자존감을 높이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 아직은 건립까지 갈 길이 멀지만 광주시민들과 힘을 모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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