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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으로 변한 터널…“전쟁 난 줄 알았다”

등록 2020-02-18 16:45수정 2020-02-19 02:31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2터널 사고 현장
사고 차량서 매캐한 연기…31대 서로 엉켜
합동조사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 중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에서 현장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박임근 기자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에서 현장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박임근 기자
검게 그을린 터널은 아수라장이었다.

18일 오전 10시께 전북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2터널 상행선 사고 현장. 터널 가까이 가자 매캐한 냄새가 끼쳐왔다. 전체 712m 길이의 터널 중 사고가 난 지점은 남쪽 입구에서 100m쯤 떨어져 있었다. 반대편인 북쪽 입구에서 600m를 거슬러 갔다. 잿더미가 된 수북한 차량 잔해물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터널 천장 전등들은 녹아서 엿가락처럼 늘어져 있었다. 처참하게 찌그러진 탱크로리는 위험천만했던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전쟁이 난 줄 알았다”는 사고 목격자의 말이 떠올랐다.

터널 앞에서 전북 남원경찰서 서승현 경비교통과장이 사고 개요를 설명했다. 서 과장은 “군장갑차를 실은 수송트레일러를 뒤따르던 대형화물차가 추돌했다. 화물차가 터널 우측 갓길에 정차하자 뒤따르던 차량이 피하면서 차량 정체가 발생했는데, 뒤에 오던 질산 탑재 탱크로리와 곡물 탑재 탱크로리 등이 급제동을 하지 못하고 연쇄추돌했다”고 말했다. 이후 잇따라 오던 차량 20대가 연쇄추돌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사고 당시 폐회로텔레비전(CCTV)에는 터널 안에서 트럭, 트레일러, 탱크로리 등이 연이어 추돌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고가 난 대형트럭 3대 중 화학물질을 담은 탱크로리는 두 대로, 이 가운데 한 대에서 질산이 조금 새어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탱크로리에는 수산화나트륨이 실려 있었으나 빠져나오지 않았다.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이날 현장에선 전북소방본부, 전북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벌였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과 블랙박스, 일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며 “아울러 사고 관련자의 신원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뒤엉킨 차량 속에서 찾아낸 사망자 중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이번 사고로 현재 전면 통제된 북남원 나들목~오수 나들목 구간(약 14㎞)의 정상화는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남원경찰서 관계자는 “터널 내부 조명 등 구조물을 비롯해 도로 일부가 파손돼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부서진 차량의 잔해와 유류품, 화물 등도 터널 내부에 흩어져 있어 치우는 데 3~4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도로공사 쪽과 협의할 사항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기간에 차량들이 지방도 745번으로 돌아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고가 나지 않은 하행선은 이른 시일 안에 통행이 재개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후 터널 안 곡물 탱크로리 아래에서 불에 탄 주검 한 구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박임근 최예린 기자 pik007@hani.co.kr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에서 현장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불에 탄 탱크로리가 보인다. 박임근 기자
사고가 난 사매2터널 현장에서 현장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불에 탄 탱크로리가 보인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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