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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잇따라 등장한 숫자 활용 건물명 효과 있나

등록 2020-03-06 14:41수정 2020-03-06 14:46

전일빌딩245, 충장22 등 공공시설 개관 앞둬
“신선하다” “숫자에 얽매인다” 등 반응 다양
숫자를 활용해 이름을 지은 광주광역시 동구 도심재생 공공시설 ‘충장22’(왼쪽)와 ‘전일빌딩245’. ‘충장22’는 작가입주공간 22개와 도로명주소인 충장로 22번길에서, 전일빌딩245는 5·18 총탄흔적 245개와 도로명 주소인 금남로 245에서 이름을 따왔다. 광주시 동구청 제공
숫자를 활용해 이름을 지은 광주광역시 동구 도심재생 공공시설 ‘충장22’(왼쪽)와 ‘전일빌딩245’. ‘충장22’는 작가입주공간 22개와 도로명주소인 충장로 22번길에서, 전일빌딩245는 5·18 총탄흔적 245개와 도로명 주소인 금남로 245에서 이름을 따왔다. 광주시 동구청 제공

‘전일빌딩245’, ‘충장22’ 등 광주에서 이름에 숫자가 붙은 공공시설이 잇따라 등장했다. 광주시민들은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숫자에 얽매여 유연한 운영을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청은 6일 도시재생 거점시설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충장센터(가칭) 이름을 ‘충장22’로 확정해 이달 중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인 ‘충장22’는 광주시 동구 충장로 5가에 방치됐던 옛 양조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문화예술산업지원시설이다. 앞으로 충장로4·5가 한복점, 양장점, 금은방 등과 연계한 산업화 프로그램 개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활용한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구청은 건물 이름을 지을 때 ‘전일빌딩245’에서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입주작가 레지던시(예술가 머물며 작업하는 장소) 공간이 22개이고, 건물이 자리한 도로명 주소가 ‘충장로 22번길’이라는 점 ‘충장 22’로 이름을 붙였다. 이 명칭은 올해 1월 22일부터 10일간 동구청 직원들의 의견수렴과 동구청 모바일 앱 ‘두드림’을 통한 지역민 선호도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앞서 광주시는 최근 역사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달 3일 개관 예정인 옛 전일빌딩을 ‘전일빌딩245’로 명명했다. 5·18 당시 총탄 흔적 245개가 남아있고 도로명 주소인 ‘금남로 245’에서 이름을 따왔다.

숫자가 들어간 공공건물 이름을 접한 광주시민들은 호기심을 자극해 건물에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편으로는 숫자만 부각돼 건물이 가진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향후 운영 방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일빌딩245’의 경우 건물에서 탄흔 25개가 추가 발견되며 이름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단순히 숫자만 강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 방향이나 조성 의미에 맞춰 이름을 지어야 한다. 숫자가 들어간 공공시설 이름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전일빌딩과 달리 ‘충장22’는 건물 구조 상 레지던시 개수를 바꿀 수 없다. 숫자를 활용한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도심 속 사랑방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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