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을 마치고 개관을 앞둔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전경.
리모델링을 마치고 개관을 앞둔 ‘전일빌딩245’ 내부 5·18 헬기사격 전시물이 각종 5·18 조사보고서나 군 기록과 일치하지 않아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일빌딩245’ 9~10층에 조성된 5·18 기념공간 주요 전시물인 ‘남겨진 장소 에이아르(AR)’의 관련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시물은 옛 전남도청 일대 모형을 활용해 1980년 5월27일 5·18 헬기사격을 증강현실 영상으로 보여준다. 영상에선 탱크를 동원해 도청에 진입하는 계엄군이 전일빌딩 옥상에 설치된 시민군의 경기관총을 발견하고 헬기사격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온다. 또 전일빌딩 맞은편 와이엠시에이 건물에서도 교전이 일어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육군본부가 펴낸 ‘특전사 전투상보’ 등에는 당시 계엄군은 전일빌딩 옥상 경기관총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탱크는 모든 진압이 완료된 아침 7시 이후에 광주시가지에 진입한 걸로 나온다. 와이엠시에이 건물은 애초 작전 대상도 아니었다.
전일빌딩245 9층 5·18 전시공간에 설치된 증강현실 전시물 ‘남겨진 장소 에이아르’.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진압작전에 탱크를 동원했다고 표현한다.
10층에 설치한 ‘지상군과 헬기의 발포 타임라인’도 5월19일 계엄군의 최초 발포가 누락돼 있는 등 오류가 있었다. 다른 군 지휘관과 달리 최세창 당시 3공수여단장의 영문 직책명에만 ‘예전’을 뜻하는 ‘former’(포머)가 붙어 있어 혼동을 유발하거나, 유튜브 등에서 “5·18은 북한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폄훼하고 있는 신아무개씨 등을 주요 증언자로 소개한 점도 의아한 대목이다.
광주시 문화기반조성과 관계자는 “기록·증언을 바탕으로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성했지만 미흡한 점이 있다. 향후 5·18 진상이 밝혀지면 전시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했다.
광주시는 2016년 1월부터 451억원을 투입해 전일빌딩 지하 1층~지상 4층은 시민문화공간, 5∼7층은 문화콘텐츠 입주기업 공간, 9∼10층은 5·18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전일빌딩은 2016년 헬기사격 총탄 흔적이 발견되면서 신군부의 만행을 보여주는 주요 증거로 꼽힌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5·18민주화운동의 계엄군 활동을 시간대별로 보여주는 전일빌딩245의 10층 전시물 ‘지상군과 헬기의 발포 타임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