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과 5·18단체가 22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적십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5·18단체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공간인 옛 광주적십자병원(5·18 사적지 11호)의 민간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22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적십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의 민간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5·18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을 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과 광주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또 수술할 피가 부족하자 시민들이 헌혈에 동참하는 등 시민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옛 적십자병원이 민간에게 매각돼 원형이 훼손되고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서남학원 청산인은 옛 광주적십자병원의 민간매각을 즉각 중단하고 5·18과 광주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학교법인 서남학원은 이달 20일 옛 적십자병원 입찰 공고를 내어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매각은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고기간은 다음달 3일까지다. 감정평가 평균가(최저입찰가)는 88억4944만9340원이다.
적십자병원 매입을 추진중인 광주시는 다음달 중순 추경을 통해 입찰금액 90억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공고기간이 5월 초에 완료됨에 따라 매입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광주시 5·18선양과 관계자는 “이달 내 입찰보증금 9억원을 마련해 응찰할 계획이다. 매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법인 서남학원 관계자는 “서남학원은 서둘러 자산을 청산해 채권자들에게 변제해야 할 상황이다. 광주시에서 매입 계획이 있다면 적정가 입찰로 낙찰받으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적십자병원은 경영 악화로 1996년 4월 서남학원재단에 인수돼 서남대병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서남대병원도 경영 악화로 2014년 폐쇄됐고 서남학원은 경영 부실 등으로 2018년 교육부로부터 법인 해산, 폐교 명령을 받아 자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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