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균 작가가 7일부터 24일까지 광주 ‘예술공간 집’에서 전시하는 ‘하늘과 땅 사이-5’ 연작 ‘박용준의 피’. 예술공간 집 제공
오월 아픔을 미술로 승화한 전시가 광주 곳곳에서 열린다.
12일 광주 ‘예술공간 집’은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강연균(79) 화백을 초대해 5·18 40주년 특별전 ‘하늘과 땅 사이-5’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강 화백이 25년 만에 여는 5·18 전시로, 198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5·18 연작 ‘하늘과 땅 사이’의 다섯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은 지난해 11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시민집담회에서 강 화백이 공개한 작품 7점과 작품 구상과정에서 그린 스케치 5점 등 모두 12점이다.
강 화백은 처참했던 당시 경험을 본인의 경험담을 화폭에 옮겼다. 시민군이 쓴 철모에 고인 피와 그 옆에 놓였던 빵조각,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에 선명한 핏자국, 무명열사의 관, 논에 처박힌 시민군의 버스, 살벌했던 계엄군의 눈빛 등을 목탄으로 표현했다.
이태호 명지대 명예교수는 “생동감 있는 이번 그림을 통해 광주항쟁이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 현실임을 각인시킨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1980년 이후 5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시대를 대변하며 활발하게 창작된 미술작품과 활동을 정리하는 특별전을 이달 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연다. 2018년부터 추진한 ‘오월민중미술아카이브 사업’을 정리하는 전시로 그동안 수집된 오월민중미술작품과 기록물 중 미술작품 200여점, 기록물 200여 점을 선보인다.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5·18특별전 ‘검은 하늘, 붉은 눈물’(6일∼6월16일) 전시에 설치된 ‘오월전사’ 작품. 5·18기념재단 제공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검은 하늘, 붉은 눈물’ 전시는 오월 항쟁을 묘사한 판화중심의 연대별 작품과 오월민중미술 관련 서적 등 기록물을 전시한다. 홍성담, 이준석, 전정호 등 16명의 작가·단체의 작품이 전시된다.
광주광역시 동구 오월미술관에서 진행되는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는 미발표 작품을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람들의 부채감과 분노를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기록한 작품을 전시한다. 송필용, 하성흡, 최진우 등 작가 12명이 참여했다.
또 광주미술인들이 연대한 오월미술제도 처음 진행되고 있다.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1부 ‘역사적 진실과 재현의 생명력’(1∼12일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2부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오월’(9∼19일 미로센터 무등갤러리), 3부 ‘지금 여기, 경계 너머’(9∼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각 공간별 주제전을 개최한다.
5·18 시민군 출신 김근태 작가는 13일부터 6월2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마련했다. 오월 항쟁에 참여한 광주시민을 표현한 토우 1천인, 한지로 만든 1천인 등 2천개 군상과 지적장애인을 그린 작품 400여점을 전시한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