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40주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관계자들이 5·18희생자를 표현한 대형 종이인형을 선보이고 있다. 5·18행사위 제공
대동세상을 꿈꾸며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했던 40년 전 광주시민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이색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제40주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5·18행사위)는 16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 그날, 후(WHO)’를 주제로 오월시민행진을 연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5·18 희생자들의 모습을 표현한 대형 인형을 쓰고 금남로 일대를 거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18 유족과 구속·부상자·행불자 가족 등이 희생자의 얼굴 인형을 직접 만들고 시민행진에도 함께 참여한다. 인형은 폐신문지와 종이상자 등을 밀가루풀로 여섯겹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가벼우면서도 견고하다. 5·18행사위는 모든 제작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으로, 일반 시민들도 인형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40주년을 맞아 지역 미술인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오월 아픔을 보듬는 전시도 열린다.
광주 ‘예술공간 집’은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강연균(79) 화백을 초대해 5·18 40주년 특별전 ‘하늘과 땅 사이-5’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강 화백이 25년 만에 여는 5·18 전시로, 시민군이 쓴 철모에 고인 피, 계엄군의 살벌한 눈빛 등 강 화백의 경험을 화폭을 옮겼다.
이달 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는 홍성담, 이준석, 전정호 등의 판화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검은 하늘, 붉은 눈물’전이, 같은 기간 광주 동구 오월미술관에서는 작가 12명의 부채감과 분노를 그림에 담은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전이 열린다.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는 광주미술인들이 연대한 오월미술제가 처음 진행된다.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는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1부 ‘역사적 진실과 재현의 생명력’(1∼12일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2부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오월’(9∼19일 미로센터 무등갤러리), 3부 ‘지금 여기, 경계 너머’(9∼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각 공간별 주제전을 개최한다.
5·18시민군 출신 김근태 작가는 13일부터 6월2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주제로 오월 항쟁에 참여한 광주시민을 표현한 토우 1천점, 한지로 만든 1천점 등 군상 2천개를 선보인다.
광주광역시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13일∼다음달 19일 열리는 ‘5・18 40주년 기념 광주 주먹밥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김화순 작가의 ‘자네 밥은 먹었능가’ 작품. 광주시 북구 제공
오월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다양한 주먹밥을 만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
광주광역시 북구청은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13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예술 작가와 광주 지역 주먹밥 판매업체가 참여하는 ‘5・18 40주년 기념 광주 주먹밥 전시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전시회는 작가 14명이 참여해 조각, 한국화, 서양화, 야생화, 한지공예 등 다양한 장르로 묘사한 주먹밥을 선보인다. 광주 7개 주먹밥 판매업체는 5・18 주먹밥 등 실제로 판매 중인 주먹밥을 특별 전시한다.
1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국 동네책방 23곳에서는 5·18 40주년 기념특별전시가 마련된다.
5·18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동네책방, 오월을 만나다’를 주제로 시, 소설, 에세이, 그림책 속에 있는 5·18관련 문구를 발췌해 한눈에 보여준다. 또 이번 전시를 계기로 각 책방에서는 ‘오월서가’(五月書架)’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오월서가는 5·18기념재단에서 제공하는 5·18관련 교육자료와 도서, 입체퍼즐 등을 시민과 사적지 탐방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5·18기념재단이 이달 1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국 동네책방 23곳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동네책방, 오월을 만나다’ 전시. 5·18기념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