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가 교내 민주길을 조성하며 ‘윤상원의 숲’에 설치한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의 흉상. 전남대 제공
김남주의 시를 떠올리며 윤상원의 대동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둘레길이 전남대학교에 조성됐다.
전남대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1시30분 민주길 열림식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5·18 발원지로 꼽히는 전남대는 2018년부터 83억여 원을 들여 학내 민주화운동 기념공간 11곳을 3개 노선, 5㎞로 잇는 둘레길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전남대는 도서관 앞 잔디광장을 1만5천㎡ 규모 5·18 광장으로 새롭게 꾸몄고 5·18사적지 1호인 전남대 정문 옆에는 연못과 분수로 구성된 민주광장을 조성했다. 또 정문부터 5·18 광장까지 420m 구간엔 수로와 정원을 만들었다.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학교 정문에 세워진 5·18 사적지 1호 표지석. 전남대 제공
제1노선은 학교 중심축으로 ‘정의의 길(1.7㎞)’로 이름 붙여졌다. 전남대 정문을 시작으로 박관현의 언덕∼윤상원의 숲∼김남주의 뜰∼교육지표마당∼벽화마당∼전남대 5·18광장∼박승희 정원∼용봉관(옛 본부)을 거쳐 다시 전남대 정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다. 제2노선 ‘인권의 길(1.8㎞)'은 전남대 5·18광장∼용봉열사 정원∼오월열사 정원∼전남대 후문∼용지(호수)∼전남대 정문으로 이어진다. 제3노선 ‘평화의 길(1.5㎞)’은 경영대 교차로∼윤한봉의 정원∼수목원∼전남대 정문으로 연결된다.
윤상원의 숲에는 어록석 8개가, 김남주 뜰에는 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새긴 바닥시문 1개가 설치된다. 정의의 길에는 1980년 당시의 구호와 유인물 등을 적힌 바닥도판 37개가 깔리고 인권의 길에는 학생들의 증언과 전남대 동문들의 묘비문 등을 새긴 바닥도판 39개가 배치된다. 평화의 길에도 통일운동 관련 구호를 담은 도판 17개가 설치되는 등 민주화투쟁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민주길 운영은 전남대 민주동우회 회원 등으로 구성된 ‘민주길 후원회’가 맡는다. 전남대는 각각의 기념물과 기념공간에 공간 알림판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고 ‘민주길 방문자 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민주길이 1980년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5·18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광주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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