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열린 <어머니의 노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5·18단체 회원들과 작가들이 시를 낭독하며 5·18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김용희 기자
5·18민중항쟁 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40년 한(恨)이 노래로 재탄생했다.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광주민예총)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원은 27일 5·18 40돌 기념 <어머니의 노래> 출판기념회를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열었다.
<어머니의 노래>는 5·18 때 자녀를 잃은 ‘오월 어머니’들이 1980년 이후 삶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5·18 40돌 기념 음반 제작사업’의 첫 결과물로, 노래 가사 모음집이다.
이 책에는 15명 어머니들의 40년 인생이 담겨 있다. 2018년부터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 작가 15명이 각 어머니를 일대일로 만나 구술을 진행했고 어머니 한명 당 5편의 수필과 한편의 시(노랫말)를 작성했다. 고 김경철(당시 28)씨의 어머니 임금단(85)씨는 시 ‘으짜겄소!’(양인자 작가)를 통해 “내 몸 사그라져 재가 돼도 슬픔의 크기, 아픔의 무게는 그대론디 으짜것소”라고 한 많은 세월을 표현하는 등 각 시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겼다. 책에는 구술 당시 모습, 유족들의 유품 등 어머니들의 삶을 보여 주는 사진들도 첨부돼 당시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날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은 인사말을 하는 대신 책에 수록된 시를 낭송해 오월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나눴다.
5·18 항쟁 때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사연을 시로 담은 책 <어머니의 노래> 표지. 사진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제공
광주민예총은 <어머니의 노래> 발간 기념으로 자체 제작한 안부엽서를 옛 전남도청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 엽서에는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일은 광주의 안부를, 민주주의 안부를 묻는 일입니다’라는 글귀와 이사범 작가의 작품 ‘5월에서 통일로’가 실렸다. 누구나 엽서에 오월어머니를 위로하는 문구를 써서 내면 훗날 오월어머니들에게 전달된다.
이현미 광주민예총 사무처장은 “<어머니의 노래> 1∼2집 제작에 이어 5·18 유가족 중 아버지의 삶을 조명하는 <아버지의 노래>로 추진할 계획이다. 유가족들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다. 이번 음반 제작을 계기로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고 즐거운 인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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