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 감염병연구소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전북도 제공
전북대학교 김동원 총장은 28일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 감염병연구소 분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존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송하진 전북지사가 “코로나19로 국가차원의 감염병 연구시설이 필요한 시점에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 감염병연구소로 전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한 반박 성격으로 열렸다.
김 총장은 “우리가 흔히 비슷하다고 여기는 ‘감염병’과 ‘전염병’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감염병은 사람, 전염병은 동물에게 미치는 질병을 연구하기 때문에 그 대상 자체가 다르다. 현재 전북대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동물·사람 간 전염병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인체에 대한 감염병만 연구하는 국가기관으로 통폐합하려는 시도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존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기능을 그대로 두고, 국립 감염병연구소 분원이 아닌 본원을 유치하자고 전북도에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감염병연구소 본원 설립을 검토하는 충북 오송은 주변에 민가가 있어 인체 감염 위험성이 내재해 있다. 반면 인수공통연구소가 있는 전북 익산은 그렇지 않아 이런 위험에서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우선 인수공통연구소에 분원을 두되, 앞으로 인근에 본원을 신축하자는 것으로, 이렇게 하면 감염병 국가연구기관 유치와 인수공통연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 송하진 전북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 감염병연구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송 지사는 이날 “정부의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정부 산하 국립 감염병연구소로 지정된다면 방역체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전경. 전북대 제공
국립 감염병연구소 지정 필요성은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교육부 소속 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으로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연구소는 국비 371억원과 지방비 48억원을 들여 2015년 8월 익산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예산·인원이 부족해 코로나19 확산에 발빠른 대응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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