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남구의 관문으로 꼽히는 백운광장 일대. 광주시는 4일부터 백운고가차도를 철거하는 등 도로 개선에 나선다. 광주시 남구 제공
광주 남구의 관문 역할을 해온 백운고가차도가 31년 만에 철거되면서 백운광장을 길거리음식 판매공간, 미디어아트 야간 경관명소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2일 광주광역시 남구청이 주최한 ‘백운광장 활성화를 위한 주민의견 청취-푸른길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류영국 ㈜지오시티 대표는 “푸른길 공원 인근 노상주차장을 활용해 백운광장(11만1400㎡) 상권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백운광장부터 남광주농협 앞까지 푸른길공원 500m 구간에 컨테이너 상가 30개를 설치해 길거리 음식 판매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제시했다. 주민, 토지 소유자, 청년들 누구나 음식점을 창업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 농산품 직매장도 조성해 상생의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진시영 미디어아트 작가는 남구청사(10층 높이) 건물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에 투사하는 영상작품)로 야간 경관 명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광주와 남구를 주제로 한 영상작품을 선보이거나 각종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간단한 문구를 작성하면 청사 외벽에서 보여주는 장비를 설치해 시민들의 참여도 유도한다는 아이디어다.
광주 백운광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이 제안한 공중 보행로(왼쪽)와 미디어파사드 조감도. 광주시 남구청 제공
남구청은 단절된 푸른길 공원을 연결하기 위한 원형 육교를 개발할 계획이다. 도심 속 공중정원으로 불리는 ‘서울로7017’,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에서 착안해 백운광장 일대를 연결하는 공중 보행로를 조성하고 곳곳에 정원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 보행로에서 남구청 등 주변 고층 건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로를 만들고 엘리베이터도 설치해 접근성을 높인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내년 봄 안에 길거리음식 판매공간, 미디어파사드를 완공하고 공중 보행로까지 조성하면 백운광장이 광주를 대표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9년 11월 개통된 백운고가차도(길이 385.8m, 폭 15.5m)는 광주 동구와 남구·서구를 잇는 교통 요충지다. 건설 당시 경전선 철도로 인해 가파른 경사와 굽이진 길로 시공돼 잦은 교통사고와 교통체증이 발생하며 철거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광주시는 대남대로 개선공사와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건설공사’를 위해 4일부터 올해 11월까지는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2023년까지 지하차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2000년 경전선 광주구간 폐선부지를 활용해 만들어진 푸른길 공원(8㎞)은 백운광장으로 인해 단절돼 5.2㎞와 2.8㎞로 나뉜 상황이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