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2일 케이피지에이(KPGA) 코리안투어 경남오픈에 출전하게 된 프로골퍼 홍상준 선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호남대 제공
길에 쓰러진 할머니를 도운 선행으로 화제가 됐던 2부투어 프로골퍼 홍상준(28)씨가 케이피지에이(KPGA) 코리안투어 출전 행운을 얻었다.
홍상준씨는 새달 2일부터 나흘 동안 경남 창원 아라미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부산 경남오픈(총상금 5억원)에 특별 초청선수로 초대됐다.
2015년 케이피지에이에 입문하고 2018년 호남대 스포츠레저학과를 졸업한 홍씨는 주로 케이피지에이 2부투어인 스릭슨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어 코리안투어에서 뛸 자격은 얻지 못했다. 홍씨는 최근 할머니를 도운 선행이 알려지면서 대회 주최자인 우성종합건설의 추천으로 출전 기회를 받았다.
앞서 홍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1시께 골프연습장으로 향하던 중 도로 인도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신음하고 있던 이수복 할머니(86)를 발견하고 자신의 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데려다줬다. 간단한 부상으로 여겼던 이 할머니는 통증이 심해져 대형병원으로 옮겨야 했고 홍씨는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병원 이송을 도왔다. 홍씨는 병원 접수와 진단 절차를 밟은 후 할머니를 안심시켰고 오후 4시 보호자가 도착하고 나서야 골프연습장으로 향했다. 무릎뼈와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은 이 할머니는 수술을 받고 이달 9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수복 할머니는 “생전 모르는 사람을 병원으로 옮겨준 것은 물론이고 바쁜데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올 때까지 이런저런 시중을 다 들어준 손자 같은 젊은이가 너무 고마웠다. 사례금을 주려 했으나 이마저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홍씨의 선행을 전해 들은 우성종합건설 쪽은 홍씨를 추천 선수 자격으로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케이피지에이에 요청해 승인받았다. 이로써 홍씨는 생애 처음으로 코리안투어 경기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우성종합건설 쪽은 “선행을 한 홍상준 선수에게 감명을 받아 다른 선수들과 견줘보면서 큰 무대에서 뛸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씨는 “어려움에 처한 할머니를 도와드렸을 뿐인데 ‘선행 골퍼’, ‘의인’등의 과분한 칭찬과 많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코리안투어에 참가하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실력으로 따낸 출전권이 아니어서 다른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스포츠맨십을 갖춘 골퍼로 노력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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