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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악취 나는 아파트 지하에서 식사하는 청소노동자들

등록 2020-07-07 14:46수정 2020-07-07 14:48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설문조사 결과
고용 불안 시달리고 입주민 갑질 경험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 청소노동자들이 지하실에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쉬고 있다.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제공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 청소노동자들이 지하실에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쉬고 있다.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제공

광주지역 공동주택(아파트) 청소노동자 중 절반은 하수관 등이 얽혀 있고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지하 공간에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가 7일 공개한 ‘2020 광주지역 아파트 청소미화 노동자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보면 광주지역 아파트 청소미화 노동자 53.6%는 지하에 휴게공간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20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광주지역에는 모두 2500여명의 아파트 청소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노동자들이 휴식이나 식사를 하는 지하 휴게공간은 주변에 아파트 상·하수도관, 공조기 등 각종 설비가 있고 채광, 환풍이 되지 않아 습하고 곰팡이 냄새 등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게공간이 지상에 있다고 답한 노동자(44.9%)들도 주민 이용 시설이나 관리사무소 인근에 있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26.6%(55명)는 입주민으로부터 무시, 폭언 등 부당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입주민들이 개인적인 청소를 지시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토로했다.

노동자 94.2%(195명)는 여성이며, 7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82.6%(171명)가 ‘용역회사 위탁관리’를 통해 고용 중이었으며 근로계약 기간은 1년 단위가 74.4%(154명)로 가장 많아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파트 1개 단지 당 고용된 청소노동자는 5명으로, 1인당 평균 300세대를 담당하고 있었다.

응답자 24.1%(50명)는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연차를 사용하더라도 34.2%(71명)는 개인 비용으로 대체근무자를 구해야 하거나 53.6%(111명)는 다른 동료들이 본인 구역을 나눠 처리해 편하게 쉴 수 없다고 말했다.

또 16.4%(34명)는 업무 중 다쳐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이중 산업재해보험, 용역회사, 관리사무소를 통해 보상받은 노동자는 41.1%(14명)에 그쳤다. 센터 쪽은 재계약을 할 때 불이익을 우려한 노동자들이 대부분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주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국장은 “2018년 고용노동부가 청소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하면서 모든 아파트마다 휴게공간은 존재했지만 형식적으로 그친 곳이 많았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파트 규모별 적정인원 산정, 산재 예방 교육, 입주민 인식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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